잡담

제발 큰 꿈과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지 말자!

변기원 2022. 1. 4. 11:43

장기적인 시야가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일을 제대로 하고 뭔가를 성취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아주 흔하게 들었던 조언과 교육은 항상 '큰 꿈과 그 꿈을 이룰 구체적인 비전을 가져라'입니다.

물론 때로는 적절하기도 하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죠. 하지만 오직 '큰 꿈'만 있다면 도중에 포기하게 될 확률이 큽니다.

포기하지 않기 위해 '큰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반대인 경험을 더 많이 했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의 전설적인 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라는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이번까지 총 네 번째 읽은 책입니다.

첫 번째는 군 시절 심심해서, 두 번째는 투자에 한참 열정적일 때, 세 번째는 회사에서 일할 때, 그리고 네 번째.

그리고 왜 이 책을 네 번이나 집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세 번째까지 전부 "음.. 별로", "이나모리 가즈오 꼰대", "옛날 얘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33살이 되어서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니 그보다 너무 본질적인 진리라서 대충 흘려들었었는데 시행착오를 다 겪고 이제야 귀 기울여 듣게 된 것 같습니다.

마치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다는 진리를 말해주는 엄마의 잔소리를 건강을 망치고 나서야 듣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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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하는가 에서 이야기해보고 싶은 곳을 일부 전달하겠습니다.

[한 발 더 앞으로 내디뎌라.]

'장래에 얼마만큼의 연구 성과를 올릴 수 있을까?' '내 앞날은 어떻게 될까?'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내 눈앞에 있는 현실만 보기로 했다. 막연한 것은 내 시야마저 막연하게 만들 뿐이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결국 내 눈앞에 놓인 것 때문이 아닌가. 막연한 미래만 좇다가 오늘 하루 아무 일도 못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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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최소한 한 발만이라도 앞으로 내딛자' , '오늘은 어제보다 1센티미터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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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한 달로 이어졌고, 1년도 아무 무리 없이 이어졌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또 그렇게 5년, 10년이 이어지자, 처음에는 막연하게만 보이던 목표가 이미 내 곁에 있었다.

 

[교세라는 10년 앞을 보지 않는다.]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1년 후라면 목표와 현실이 괴리되지 않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노력하자.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하면 밝은 내일이 반드시 온다!' '이번 달을 열심히 하자.''올해 1년을 충실히 보내자 올해를 충실히 보내면 내년이 보인다!' 이렇듯 순간순간을 충실히, 작은 산을 넘는 기분으로 얻은, 이 작은 성취감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묵묵히 지속해 나아가라.

...

현재 자신의 능력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해 버리면 결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더 높은 목표에 다다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할 수 없어", "그건 내가 하기에 너무 어려워"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현재 자신의 능력만을 따져,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해 버린다. 그래서는 안된다. 인간의 능력은 미래를 향해 반드시 발전하고, 진보하는 법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야망을 갖지 말라]

꿈 깨라. 꿈을 갖고 야망만 품으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가? 꿈과 야망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누구나 성공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데 왜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라는 말인가.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은 야무지고 원대하게 품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는 아주 작은 단계들은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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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목표? 5년 후의 목표도 세우지 말라. 그 기간 동안 당신은 그만 지쳐버리고 만다. 그저 1년 정도 앞의 목표만은 세우되 1000만 원 모으는 것 같은 소박하지만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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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아진 돈을 부자가 되려는 꿈과 비교하고 계산하며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미래 투시 따위도 절대 하지 말아라. 그저 다음 달에 저축하여야 할 돈만 생각하여라.

그 당시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의 성공 비결

"나는 결코 한 시합에서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한 세트나 한게임을 이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한 점만을 따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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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저의 단점 때문에 가슴속에 파묻고 사는 말이 있습니다.

세이노 선생님의 미래 투시 따위는 절대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현재의 내 보잘것없는 능력을 기준으로 해서 미래를 계산기 두드려보지 말라는 뜻인데,  현재의 능력으로 보면 미래의 큰 꿈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레 포기해버리기 때문입니다. 큰 꿈은 생각하지 말고 그저 1년 정도의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 그날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라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 저의 최대 단점이자 저를 힘들게 하는 제 습관입니다.

저는 큰 꿈을 집어치우고, 지금 나의 보잘것없는 능력으로 미래를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며,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새로운 습관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국민MC 유재석 씨가 얼마 전에 나는 꿈이 없다는 말을 해서 꽤 많은 짤로 돌아다녔었습니다.

우리 대중이 생각하기에 그만큼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원대한 꿈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젯거리가 되었겠죠.

제가 tv를 보지는 않아서 저 내용은 잘 모릅니다. 대신 유재석 씨에겐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저 오늘 나에게 맡겨진 포졸1 역할..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포졸1 역할을 최선을 다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말했던 어제보다 1센티미터 앞으로 가는 것 아닐까요? 

난 꼭 대한민국 1위의 mc가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유재석 씨는 절망적이고 기나긴 무명생활을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유재석 씨는 그저 오늘 tv에 출연해서 메뚜기 탈 쓰고 시청자들을 어떻게 재미있게 해 줄까? 를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날 촬영이 잘 됐고 반응이 좋았다면 작은 산을 정복한 듯한 성취감으로 또 내일 하루를 준비했겠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