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네비게이션과 chatGPT에 대한 생각

변기원 2023. 2. 5. 18:30

어제 오래간만에 집안 가족들이 대거 모였다.

1세대(할아버지, 할머니)부터 2세대, 3세대, 곧 태어날 배속의 4세대까지.. 인류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인천에서 강원도까지 갔는데 

가장 생물학적으로 강인하며 경험치도 나쁘지 않은 30대인 내가 운전을 했다.

 

나는 처음 운전을 배울 때부터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 

강원도까지 가는데 영동고속도로를 탔는지 광주원주고속도로를 탔는지 나는 모른다. 알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네트워크하며 데이터를 통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기술을 믿기 때문이다.

그냥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시키는 대로 가면 되기 때문에 어떤 고속도로를 탈지,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 보니 나는 지리도 잘 모른다. 무슨 고속도로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도 관심이 없다.

물론 지도를 보고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전국 고속도로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비게이션이 나와 내 동생 같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이다. 지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오랫동안 인간에게 지리를 잘 안다는 것은 생존에 굉장히 유리했을 것이다. 어디에 안전한 장소가 있고

어디에 먹을것이 많고 어디가 토지가 비옥하며 어디에 물이 있고 어디가 위험한지 잘 아는 것은 인간의 생존에 매우 유리했을 것이고

지리에 빠삭한 두뇌를 타고난 조상들의 후손이 바로 현대 인류일 것 이다.

지리를 모르는 나를 "보통의 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너무 큰 비약이지만) 내비게이션이 인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럼.. chatGPT는 어떨까?

어제 뉴스에 교육계에서 chatGPT로 난리라는 뉴스를 봤다.

학생들이 과제나 심지어 논문을 직접 하지 않고 chatGPT를 이용해서 제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퀄리티가 매우 좋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사고를 대체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고속도로나 지리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듯이, ai가 완전해지고 대중화되면 더 고차원적인 사고까지 필요가 없게 되는 걸까?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더 발전한다면 우리 인류, 후손들에게 사고가 필요 없게 만들어 버릴 것인가? 정말 다 바보가 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람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microsoft 기업가치

chatGPT를 통해 단순반복을 최소화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더 창의적이고 통찰력 있는 일에 몰두하기 위해

인공지능 ai를 개발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은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일이 반복적인 일이라는 팩트부터 현실적인 문제와 정치적 이슈들과 엮이게 된다.

내 생각에는 인간을 대체하고 빼앗는 것이 인공지능의 본질이 아니며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주관이 있고 창의적이고 통찰력있는 인류가 필요해질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외의 것은 인공지능이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더불어 인공지능 시대에서는 우리의 데이터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돈이 될 것이고 블록체인으로 내 데이터를 사유재산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것 같다.

 

내가 아는 어른들에게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앞부분은 건너뛰고 정치적 이슈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대부분은 일자리문제와 윤리적인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정말 큰일이다."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이 인공지능기술과 4차 산업 시대는 거부할 수 없는 파도 같은 것이고 

나는 "파도가 치는 것을 반대해!"라며 파도와 맞설지 아니면 그냥 서핑이나 즐길지는 내 선택이다.

 

과거 세상을 바꿀 기술이 등장했을때 큰 이익을 본 승자들은 누구였으며

microsoft의 window OS는 사람의 생산성이 폭발하는데 어떻게 기여했는지,

그 시대에 나온 부자들은 어떻게 시대의 흐름을 잘 탔는지,

그리고 개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