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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일을 하는 방법

변기원 2021. 12. 14. 01:04

부산

세이노의 가르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부터 회고해보고 제 경험을 곁들여 반성하는 글입니다.

 

[아무 일이나 재미있게 하라]

혹시 꿈, 적성, 좋아하는 일을 해라. 이런 단어와 말을 많이 들어보셨나요?

저도 한때는 어딘가 내 적성에 맞는 '천직'이 있을 것이라는 아름다운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배를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바다에 떠있는 배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참 진로에 고민많던 22살, 저는 안전공학이라는 전공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나는 배를 좋아하니까 배를 만드는 게 내 천직일 거야"라는 아름답고 순진한 생각으로 보트빌더를 꿈꿨었습니다.

보트빌더가 되기 위해 자퇴를 결심했지만 부모님과 실랑이하던 중에 운이 좋게도(?) ROTC에 합격하여 자퇴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3학년 4학년 그리고 군생활 2년6개월..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내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보트빌더를 꿈꾸었죠.

전역 후, 취업준비가 아니라 강원도에 가서 숙식을 해결하며 꿈에 그리던 내 천직! 보트빌더로써 삶을 시작했어요.

아름다울 거라고 생각했던 내 천직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6개월만에 카약 1채만 완성해놓고 도망치듯이 나왔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천재들의 천재성에 주목하고 그런 비범함에 매료되어 

나도 그정도의 비범함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면

남들보다 적은 노력으로도 큰 결실을 맺을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데 있어 적성이라는 게 얼마나 영향이 있을까요? 

지금은 이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첫째로 적성이라는 것은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머리로 생각해서는 알 수 없다는 것

둘째로 그 분야에 지식을 갖추고 어느정도 탁월해지기 전에는 다 재미없다 는 것

셋째로 어떤 분야든 탁월해지면 다 재미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세이노님의 책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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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들이 그 일을 택하게 된 동기는 그저 우연한 기회(29%), 시행착오(27%), 예전 직업과의 관련성(12%), 이전 고용주가 놓친 기회(7%) 때문이다. 거의 대다수의 백만장자들은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며, 어쩌다 하게 된 일이 시발점이 되어 돈을 벌었다는 뜻이다. 진실은 이것이다. 백만장자들은 "어떻게 하다 보니까 하게 된 일"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그 일을 사랑하고 즐김으로써 "능력과 적성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일"로 바꾸어 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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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재미를 느끼느냐는 것과 잘하느냐 못하느냐 하는데에는 비례관계가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잘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기에 가능하며, 잘하니까 재미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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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일을 재미나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일을 완전히 알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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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저는 공부를 굉장히 못했었습니다. 사실 공부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근데 고2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대학교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학년에서 3학년 올라가는 방학에 수학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리고 고3 때 수학 한 과목만큼은 전교 1등을 했었습니다. 그 결실을 확인하고 나니 수학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심지어 친구들이 피씨방가서 서든어택 하자 라고 했을 때, 서든어택보다 미적분이 재미있다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보트빌딩이 꿈이라고 하면서도 관련된 책도 하나 읽지 않았었습니다. 목재에 대한 것도 전혀 몰랐고 에폭시가 뭔지, 유리섬유란 건 뭔지 그런 것에 대해 완전히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그 일에 탁월해지기는 커녕 익숙해질 시간도 주지 않았었습니다.

그저 남들(심지어 경력자들)에게 못 미치는 내 실력을 보고 이건 내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것이죠. 왜냐하면 저에게 적성이 있다면 남들보다 적은 노력으로도 큰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도둑놈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만약 지금 제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보트에 대한 모든 분야에서 도사가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모든 자재에 관해 공부하고, 재료 뒤에 있는 성분표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읽어볼 것입니다. 선생님이 시키는 작업을 기계적으로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거고 충분히 고민해본 뒤에 다른 방법이 생각난다면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물어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면을 보는 법도 배울 것입니다. 남들보다 탁월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입니다.  보트를 만드는 것에 도사가 되기 위해 몇 년 정도 고통스러울 각오를 할 것 같습니다. 그 일이 천직으로 느껴지고 노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껴질 때까지...

 

 

 

이 글의 제목을 "일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썼다가 "일을 하는 방법"으로 고쳤습니다.

글의 내용은 남들보다 탁월하게 잘하기 위한 방법론이 아니라 적어도 이렇게 해야 일이란 걸 제대로 한번 해볼 수 있다는 내용이니까요.

 

혹시 "내가 힘든 이유는 내 직업 때문이야.. 나도 의사가 되면, 나도 변호사가 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시나요?

분명히 당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 그 분야에도 크게 성공하여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 직업에서 탁월해져서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을 때까지 한번 미쳐보는 건 어떨까요?